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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문] 구덩이 본문

2009~2014/독서

[독서 감상문] 구덩이

malu 2011. 8. 15. 22:11

‘구덩이’를 읽고

왕유승




   이 책의 뒷면의 줄거리 요약 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보면 코믹물인 것 같았고, 앞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을 보며 지금 보면 내용을 요약 해 놓은 그림이라고 한 번에 이해 하지만 처음 보았을 때는 아기자기하게 그려서 그런지 귀여운 느낌도 약간 받았고, 징그럽고 이상하고 흥미로움을 느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뒷면에 쓰여 있는 글들과 앞의 그림에 대해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고, 이 그림의 진실을 알기 위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 스탠리는 운동화를 훔쳤다는 이유로 거의 감옥이라 할 수 있는 초록호수 캠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덩이를 파야 한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첫 구덩이를 파게 된다. 자주 느끼지만 반복의 힘은 대단하고, 처음은 언제나 어렵다는 것이다. 일명 ‘삽질’ 이라고 하는 것을 처음 한 날은 죽을 것 같고, 손에 물집이 생기고, 피가 나고, 삽만 잡아도 손이 아파오지만 점점 구덩이를 파면서 나아지는 스탠리의 모습을 보며 ‘시작이 반이다.’ 라는 속담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가끔씩 부모님에게 아이들이 편지를 쓰고,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삶에 대한 행복감을 가지며 살아가자는 다짐을 했다. 분명 초록호수 캠프에 들어 올 정도면 모두가 다 부모님 속을 썩이고, 자주 싸우고 있었을 텐데 힘든 일을 겪으며 그때서야 부모님 그늘의 행복함을 느낀다. 이런 부분들이 나올 때 마다 가끔씩 부모님에게 불만이 생길 때가 생각나서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온다. 행복은 상대적이라고 한다. 사람은 언제나 행복하기 때문에 가끔씩은 불행함을 나처럼 간접적으로든 책 속의 아이들처럼 직접적으로든 꼭 삽질 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느껴야 그 상대적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언제나 좋은 일만을 하기 보다는 하기 싫거나 안 좋은 일들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덩이를 계속 파다가 스탠리와 제로는 초록호수 캠프를 나가서 황무지에서 잠시 떠돌다가 엄지손가락 산을 찾는 과정을 보며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사람의 의지에 따라 발휘하는 힘이 엄청나게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스탠리가 황무지인 데다가 체력도 그다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로를 업고 그 먼 길을 갔다는 점을 보고서 앞의 생각들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일이든 잘 되지 않는다는 거에 대해 핑계를 대지 않을 것이다. 아마 핑계를 댄다면 의지부족 또는 그와 비슷한 것들을 대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면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 의지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의지의 원동력이 되는 동기인 우정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비록 제로가 스탠리의 누명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순수함 때문이고, 구덩이 파는 것도 많이 도와주었다. 중간에 잘못되었으면 악연일 수도 있지만 힘든 일들을 함께하고 배려하는 끈끈한 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 이런 친구야 말로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진정한 우정이란 이렇게 나는 과연 이런 생사를 같이하는 친구를 사귈 기회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희망을 버리지 말자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어디에 오아시스가 있는지도 모르고, 방향, 목적도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스탠리와 제로는 길을 개척해 나갔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방법을 몰라서 포기한 일들이 있었는데 이 스탠리와 제로를 보며 앞으로는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다 끝난 다음에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답이 없는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소장의 인간학대를 보며 이기주의적 인간에 대한 끔찍함이 새겨졌다. 아무리 자신보다 직장에 밑자리에 있다고 얼굴을 독 묻은 손톱으로 긁을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많은 아이들을 캠프라고 위장해놓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다 부려먹는 것도 비슷한 예롤 들 수 있다. 근데 막상 소장이 찾던 가방은 소장의 것도 아니었고, 별로 여태까지 들인 일에 비해 손해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언제나 소설, 드라마, 희곡, 영화 에서 항상 나오는 소장같은 악역들은 마지막에 망하게 되는데 현실도 그와 같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담는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소장의 학대에서도 스탠리의 근육과 체력이 늘어 가는 것을 보며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오랜만에 책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것 같다. 누가 나에게 책을 추천 해달라고 하면 나는 생각의 여지없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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