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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4/독서

[독서 감상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malu 2011. 8. 15. 22:0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왕유승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나는 세계에서 굶주리며 사는 사람은 얼마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책 표지에 있는 어린아이 같은 아이들도 얼마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라는 제목을 읽고 의아했고 이 책을 만남으로서 굶주려 죽어가는 아이들에 비해서 나는 아주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데도 생활에 대한 불만을 가진 적이 있다는 것에 대해 반성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책은 나같이 기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해 줄 것 같고, 그래서 이런 기아에 대하여 써 놓은 책이 많은 언어로 번역, 출반되고, 우리나라에 청소년 권장도서로 된 것이 다행스럽다.

기아에 대한 책이라 책을 읽으며 혹시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던 도중 서문에서부터 북한에 대해 쓰여져 있었다. 예상대로 북한도 인구의 다수가 기아에 시달리고 있었다. 나는 김정일의 모습을 종종 티비에서 본 적이 있다. 전혀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북한의 지배층 들은 국민이 배고픔에 시달리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남한의 대표자인 대통령이 뽑혔을 때 많은 비난이 쏟아지지만 대통령들은 국민을 위해 일했었다. 이처럼 한나라의 지도자가 나라의 구성원을 위해 일해야 되는 게 정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북한의 모습은 안타깝고, 이상하기만 할 뿐이다.

기아가 나타나는 것의 문제의 일부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기아가 나타나는 나라들의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기아가 많은 나라는 내전이나 전쟁 중이거나 식민지 지배를 당하고 있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사치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식민지 지배를 당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손 쓸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전쟁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사치는 정부가 힘을 쓴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기아가 심각한 상황에서 성직자 토머스 맬서스가 ‘기아는 지구의 과잉 인구를 조절해준다‘ 라고 말했다. 유럽의 지배층, 부유한 사람들은 이 주장을 지지한다고 한다. 만약 자신의 가족들, 아니 자기 자신이 기아에 굶주린다고 해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지배층까지 올라가고, 부유한 사람들은 약한 사람을 돕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이 이런 사고를 하고 있어서 기아가 갈수록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

기아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구조적 기아‘와 ‘경제적 기아’로 나누어 졌다. 나는 티비나 신문에서 보던 아이들이 구조적 기아를 가장 심하게 겪고 있는 아이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정작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은 방송국이나 기자들이 가는 곳과는 떨어져 있다고 한다. 내가 신문이나 티비에서 보던 아이들은 그나마 방송국 까지 올 힘이 있는 아이들이라고 말한다. 신문을 통해서 보는 아이들을 볼 때 너무 안타까웠는데 그보다 더 심한 아이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이었다. 그리고 ‘구조적 기아’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부자들이 버린 쓰레기 더미에서 식량을 구하고, 먹고 산다고 한다. 누구 한 사람이 나선다면 버려지는 음식을 기아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쓰레기로 되기 전에 기아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버려진 식량도 주지 않고 부자들은 무심하게 식량을 기생충이 득실거리는 쓰레기로 만든다.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 이고, 생명인데 기아를 겪고 있는 부모 밑에서 태어나면 태어나자마자 죽는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 기아‘를 생각하다보니 쓰나미 사건이 기억난다. 초등학교 시절 과학 선생님이 출장을 가셨을 때 배가 출항시간이 지연 되어서 겨우 목숨이 살았다고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셨다. 이렇게 겨우 피한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아주 끔찍했을 것 같다. 눈앞에서 자신의 모든 게 다 사라지는 광경을 보면 비참할 것 같다. 현지의 의사나 간호사들은 다 죽어가서 가망이 없는 사람을 선별한다고 한다. 여기서 보는 나도 안타까운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현지에서 뛰어다니는 사람이 직접 보는 기분은 어떨까?

부유한 나라의 소들은 전 세계의 옥수수의 4분의 1을 먹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도덕시간에 선생님께서 우리나라의 쌀이 다른 나라의 수입산 보다 비싸 팔리지 않아 넘쳐나서 가축에게 쌀을 먹인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보릿고개를 거쳐 온 우리나라 국민들인데 생활이 넉넉해지자 쌀을 가축에게 먹이겠다고 하니 ‘사람의 마음이 상황에 따라서 이렇게 많이 변하는 구나.’ 생각했다. 다른 쪽에서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선진국에서는 비만은 걱정하고 있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이 책에서 학교에서는 기아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해 놓았다. 생각해 보니 신문, 티비, 뉴스, 인터넷을 통하여 기아에 대해 알 수 있었지 정작 학교에서는 기아에 대해 한 가지도 알려 주지 않은 것 같다. 학교에서 기아에 대해 가르치는 게 금기시 되는 것이 터부로 여겨지고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는 공부에만 치우쳐져 기아에 대해 배울 시간은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학교에서 이런 기아에 대한 문제점을 알게 하고 관심을 가지게 해서 학생의 인격을 교육하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것 보다 먼저 인 것 같다.

요즘 ‘지구의 허파’ 라고 불리는 아마존 지역이 많이 훼손되고, 사막화 현상도 많이 일어나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막화의 대처에 43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막화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한다. ‘나무를 심는 사람’에 나오는 노인 같은 사람이 많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430억 달러가 들 정도면 어림도 없을 것 같다. 사막화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사막화로 인해 자신의 고향을 떠나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미래가 막막할까. 만약 내가 사막화가 점점 자신의 고향에 가까워지고 있는 처지에 놓였다면 매일 불안에 떨며 밤잠을 설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토머스 상카라’ 라는 사람을 존경하게 되었다. 부자들, 귀족들의 사치만 보다가 ‘토머스 상카라’ 라는 사람을 보니 더욱 빛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나라 스스로 기아를 극복하게 이끌었다는 것이다. ‘상카라’가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그 정치개혁에 대해 신뢰를 가진 주민들과의 협력에 의해서 부르키나파소가 자급자족 할 수 있었다. 구성원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상카라’가 진정한 리더인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우리가 식사를 하고, 편안히 누울 수 있는 것이 다른 세계의 굶주림으로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고, 도움의 손길조차 없는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의식주, 특히 굶주림을 해결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나에게 이 책은 내 삶의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고, 기아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